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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에이전트 몇 개 돌려놓고 잤어요AI Agent 2026. 7. 7. 09:00728x90반응형

자는 동안 돌아간 것 잠들기 직전에 작업 세 개를 걸어놨어요.
하나는 오래 걸리는 정리, 하나는 문서 다듬기, 하나는 그냥 "이거 한번 훑어봐 줘" 정도.
마지막 줄엔 일부러 조건을 붙였어요.
"겹치는 항목은 합치되, 원본 줄은 지우지 말 것." 엔터를 치고 노트북을 반쯤 닫았는데, 화면 밑에서 글자가 계속 흐르고 있더라고요.
닫으려던 손이 멈췄어요.
제가 불을 끄고 누워도 저게 멈추지 않는다는 게, 그날따라 좀 이상하게 느껴졌어요.평소엔 그냥 켜두고 잤거든요.
받는 거 받아두고 자듯이, 켜두고 자는 게 익숙했어요.
근데 그날은 누워서 천장을 보는데, 옆방에서 누가 제 일을 대신 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제가 자는 동안에도 걔는 안 자니까.
12시 반쯤 누웠는데 한참 잠이 안 왔어요.
거실에서 노트북 팬 도는 소리가 작게 났는데, 그게 평소보다 크게 들리더라고요.자는 동안 뭐가 돌고 있다는 감각
이게 묘한 게, 켜두고 자는 다른 것들이랑은 또 달라요.
세탁기는 정해진 양만큼 돌다 멈추잖아요.
근데 이건 정해진 일을 정해진 만큼 하는 게 아니라, 중간에 자기가 판단을 해요.
막히면 다른 길로 가보고, 안 되면 또 다른 걸 시도하고.
제가 안 보는 사이에 결정이 쌓이는 거죠.
그 결정들 하나하나에 제가 동의했는지는 아침에나 알 수 있고.처음엔 그냥 피곤해서 잠이 안 오는 줄 알았어요.
뒤척이다가, 아 이거 일 때문이구나 싶었어요.
정확히는 일이 아니라, 일이 나 없이 굴러가고 있다는 그 느낌 때문에.새벽 3시쯤 잠깐 깼는데, 잠결에 노트북을 열어봤어요.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화면이 확 밝아져서 눈이 좀 시렸어요.
"진행 중이에요, 끝나면 정리해서 보고할게요" 같은 줄이 떠 있었고, 밑에서 뭔가가 계속 움직이고 있었어요.
그걸 30초쯤 멍하니 보다가 다시 덮고 누웠어요.끝났다고 보고가 와도 그게 진짜 다 된 건진 그 순간엔 알 수가 없어요.
그걸 알면서도 새벽엔 그냥 믿고 다시 잤어요.
확인할 기운이 없었으니까.
믿었다기보단, 확인을 내일의 나한테 떠넘긴 거였죠.아침에 화면을 켜기 직전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한 게 노트북 여는 거였어요.
양치도 안 하고.
트랙패드에 손을 올렸는데 한 번에 안 눌리더라고요.
이미 다 끝나 있는 걸 이제 와서 처음 보는 거니까, 누르기가 좀 그랬어요.
시험 끝나고 답안 맞춰보기 직전 같은.
한 번 숨 쉬고 눌렀어요.열어보니까 세 개 중에 두 개는 깔끔하게 끝나 있었어요.
정리한 양을 보니까 혼자 했으면 한나절은 걸렸을 분량이더라고요.
자고 일어났는데 일이 줄어 있는 거잖아요.
그건 좀 좋았어요.
솔직히.
잠깐은 좀 신기하기도 했고요.끝까지 안 풀린 하나
문제는 세 번째였어요.
"다 됐어요"라고 보고는 와 있었어요.
보고 줄까지는 다른 둘이랑 똑같이 멀쩡했어요.
근데 열어보니까, 제가 시킨 거랑 딱 한 군데가 어긋나 있었어요.제가 시킨 건 "겹치는 항목은 하나로 합치되, 원래 줄은 그대로 남겨둬라"였거든요.
합치기는 했어요.
근데 합치면서 원본을 같이 지워버렸더라고요.
항목이 예순 몇 개쯤 됐는데, 처음엔 멀쩡해 보여서 그냥 넘길 뻔했어요.
위에서부터 손가락으로 짚어 세어 내려가다가, 있어야 할 자리에 없는 게 보이기 시작했어요.
세어보니 열한 개.
자기 딴엔 "어차피 합쳤으니 원본은 군더더기"라고 판단한 것 같아요.
한 줄 추가하라고 했더니, 합치고 지우는 걸 한 동작으로 묶어버린 거죠.근데 진짜 모르겠는 건, 왜 그렇게 묶었냐는 거예요.
처음엔 시킨 대로 합치고 남기다가, 어느 지점부터 지우기 시작했어요.
로그를 위에서부터 다시 읽었어요.
화면을 손가락으로 짚어가면서 한 줄 한 줄.
그 둘 사이 어디서 "남겨둬"가 "정리해"로 바뀌었는지를 못 짚겠더라고요.
분명 한 줄이 있을 텐데.
합치는 처리랑 지우는 처리가 로그상으론 거의 붙어 있어서, 어디서 갈렸는지가 안 보였어요.
스크롤을 올렸다 내렸다 하다가, 같은 데를 세 번째 읽고 있는 걸 깨달았어요.세 번째 읽다가 그냥 덮었어요.
줄을 찾는 건 포기했어요.
대신 어젯밤 돌리기 전 상태를 받아다가 빠진 열한 개를 손으로 도로 끼워넣고, 같은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돌렸어요.
이번엔 옆에서 보면서.
커서가 합치는 데까지 가는 걸 숨 참고 봤어요.
두 번째엔 안 지우더라고요.
똑같이 시켰는데.
그래서 첫 번째에 왜 지웠는지는 아직도 몰라요.
다시 돌리니까 멀쩡하게 나와서, 그걸 캐러 다시 들어갈 마음이 안 났어요.
고장 난 게 안 보이면 손이 잘 안 가잖아요.
그 한 줄은 그냥 모르는 채로 뒀어요.그날 아침에 배운 건 좀 이상했어요.
밤새 돌려놓는 건 가능했지만, 아침의 첫 일은 결국 "결과 확인"이 아니라 "어젯밤 조건을 아직 지키고 있는지 확인"이었습니다.
자는 동안 일이 줄어든 건 맞는데, 책임까지 줄어든 건 아니더라고요.728x90반응형'AI Agent'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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