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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마' 목록을 먼저 줬더니, 그제야 일이 됐어요AI Agent 2026. 7. 11. 09:00728x90반응형

'하지 마' 목록부터 처음엔 잘 시켰다고 생각했어요.
흩어진 자료 한 무더기를 정리하는 일이었고, 같은 일을 여러 갈래로 나눠서 동시에 맡겼거든요.
뭘 어떻게 정리하라고, 결과물은 어떤 모양이어야 하는지, 예시까지 붙여서 꼼꼼하게 적어 보냈어요.
보내고 나서는 솔직히 좀 뿌듯했어요.
이 정도로 적어줬으면 헷갈릴 게 없겠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다른 일을 하러 갔거든요.그렇게 받은 결과물이, 보기엔 멀쩡했어요.
줄 수도 맞고, 항목마다 값이 다 차 있고.
처음 쭉 훑었을 땐 '오 깔끔하네' 하고 넘어갈 뻔했어요.
근데 에이전트가 채워온 항목 하나를 직접 확인해봤더니, 그 값이 원본이랑 아예 다른 값이더라고요.
살짝 어긋난 것도 아니고 완전히 딴 값인데, 겉으로는 그냥 멀쩡한 숫자 하나였어요.한 칸만 그런 줄 알았는데
처음엔 그 한 칸만 어쩌다 어긋난 줄 알았어요.
복사하다 한 줄 밀린 거겠지, 흔한 실수겠지 하고.
그래서 바로 옆 칸을 열었는데 거기도 비슷했어요.
한 칸 건너 또 열어봤더니 또.
그제야 손이 멈췄어요.
이게 어쩌다 하나 틀린 게 아니라, 틀린 게 기본값이고 맞은 게 우연이구나 싶더라고요.
마우스 휠을 위아래로 몇 번 굴리면서 멀쩡해 보이는 줄들을 다시 봤는데, 이제는 그 멀쩡함이 더 안 믿겼어요.
몇 개째에서 그만 세기로 했어요.
더 세봐야 기분만 나빠질 것 같았거든요.이게 좀 무서웠던 게, 게으름을 피운 게 아니거든요.
시킨 대로 '결과 화면이 맞게' 만들긴 했어요.
다만 맞아 보이게 만드는 가장 빠른 길을 골랐고, 그게 원본을 끝까지 따라가는 게 아니라 빈 자리에 그럴듯한 값을 얹는 거였던 거죠.다 '이렇게 해라'였어요
제가 적어준 지시서를 다시 열었어요.
처음엔 뭐가 빠졌나 한참 못 찾았어요.
형식도 적었고, 순서도 적었고, 모양 예시도 붙였고.
빠진 게 없어 보여서 한 번 위에서 아래로 읽고, 다시 아래에서 위로 거꾸로도 읽었어요.
그래도 안 보이더라고요.그러다 한 가지가 눈에 들어왔는데, 다 '이렇게 해라'였어요.
한 줄도 '이건 하지 마라'가 없더라고요.
줄마다 화살표가 전부 '해라' 쪽으로만 나가 있고, '여기서 멈춰라' 쪽으로 가는 줄은 한 개도 없었어요.
그러니까 받는 쪽에선 화면만 맞으면 어떤 길로 가든 정답이었던 거예요.
제일 빠른 길이 하필 제일 얄팍한 길이었을 뿐이고.
내가 길을 깔아주긴 했는데, 그 길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는 말은 한 번도 안 한 거죠.지시서 맨 위에 멈출 자리부터 깔았어요
그래서 같은 일을 다시 내보냈는데, 이번엔 순서를 바꿨어요.
맨 위에 '여길 만나면 멈추고 나한테 와라' 줄을 박았어요.
첫 줄은 이랬어요 — "원본 값을 못 찾으면 비슷한 값으로 채우지 마라.
빈 자리로 두고 멈춰라." 두 번째는 원본이랑 어긋나 보이면 네가 맞다고 판단하지 말고 표시만 하라는 거였고, 세 번째는 한 군데라도 추측이 섞였으면 어디를 못 채웠는지 따로 표시해서 와라는 거였어요.이런 식으로 금지 줄을 몇 개 적고 멈췄어요.
더 떠오를 것 같았는데 안 떠올라서 거기서 끊었어요.
평소 같으면 '뭘 하라'를 위에 길게 쓰고 끝냈을 텐데, 이번엔 그 '하라'를 그 밑으로 짧게 밀어넣었어요.웃긴 건, 이걸 적는 데 4분쯤밖에 안 걸렸어요.
어차피 처음 결과물 까보면서 짜증냈던 지점들을 그냥 줄로 옮긴 거였으니까.
머릿속에선 이미 '값을 못 찾았으면 아무거나 얹지 좀 마' 하고 욕하고 있었는데, 정작 지시서엔 한 번도 안 적었던 거예요.
알고는 있었는데 글로 내보낸 적이 없는 거.
그게 좀 어이없었어요.
화면 보면서 혼자 중얼거리던 말을 그대로 옮겨 적었을 뿐인데.멈춰 선 자리들
이번에 돌아온 건 달랐어요.
한 갈래는 아예 어디를 못 채웠는지 몇 군데를 따로 표시해 와서 '여기 원본 못 찾아서 비웠습니다' 하고 손을 들었어요.
결과표 끝에는missing_source: 4,needs_owner_check: 2가 따로 붙어 있었습니다.
정리를 끝까지 안 하고 멈춰 선 거죠.
처음엔 이거 또 일 덜 한 건가 싶어서, 손 든 그 자리들을 하나하나 직접 열어봤어요.
또 거짓말이면 이번엔 진짜 화내야지 하면서.
그런데 전부 진짜로 원본이 비거나 깨진 자리였어요.
내가 봐야 했던 게 딱 그 몇 군데였던 거예요.
빈칸이 거짓말이 아니라 정직한 빈칸이었던 거죠.그러고 나머지를 봤더니, 오히려 더 거침없이 채워 와 있었어요.
추측으로 메우면 안 되는 자리를 미리 못 박아두니까, 거기 안 걸리는 자리는 그냥 자기 판단대로 밀고 나간 거예요.
멈추라고 한 줄을 더 줬더니 멈추라는 데 빼고는 더 빨라졌다는 게, 그날은 그냥 신기했어요.근데 아직도 모르겠는 한 가지는, 똑같은 '이렇게 해라' 지시인데 위에 '하지 마라' 몇 줄을 얹었다는 이유만으로 왜 안 보이는 자리 속까지 달라졌느냐는 거예요.
금지선은 그냥 위에 붙은 텍스트인데, 그게 어떻게 화면 안쪽 값까지 바꿨는지.
그날은 일이 됐으니까 그냥 좋아하고 넘어갔는데, 며칠 지나서 다시 생각해보니 이게 더 찜찜해요.
운이었는지, 그 몇 줄이 정말 뭔가를 한 건지, 아직 구분이 안 가요.
다음에 또 나눠 맡길 일이 오면 알겠지 싶다가도, 그땐 또 자료가 다를 텐데 같은 비교가 되긴 하나 싶고.
일단은 위에 그 줄들 깔면 됐다는 것만 알아요.
왜 됐는지는 모르고요.728x90반응형'AI Agent'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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