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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같은 일을 시켰는데, 한 도구는 빨간 줄 열 개, 다른 도구는 0이었어요
    AI Agent 2026. 6. 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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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수 하나의 인자를 바꾸는, 별거 아닌 작업이었어요.
    호출하는 데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서 손으로 일일이 고치긴 귀찮고, 그래서 코딩 도구한테 통째로 맡겼죠.
    시그니처 바꾸고, 부르는 데도 다 맞춰줘, 하고요.
    이런 건 도구가 제일 잘하는 종류라고 생각했거든요.
    단순 반복, 여러 군데, 패턴 똑같은 거.

    돌아온 걸 보고 빌드를 눌렀더니 빨간 줄이 좌르륵 떴어요.
    열 개.

    처음엔 내가 뭘 잘못 시켰나 했어요.
    프롬프트를 너무 짧게 줬나, 파일 범위를 안 짚어줬나.
    로그를 위에서부터 천천히 읽는데, 한 줄 빼고는 다 같은 결이더라고요.
    "그런 메서드 없음", "그런 정의 없음", "그런 메서드 없음"...
    거의 복붙한 것처럼 같은 문장이 같은 모양으로 반복되는데, 딱 한 줄만 타입이 안 맞는다는 다른 에러였어요.
    그 한 줄 때문에 한참 헤맸죠.
    같이 깨진 줄 알고.
    그 줄을 붙들고 한 십 분을 끙끙댔어요.
    알고 보니 그건 도구가 손대기 전부터 원래 거기 있던 거였고, 도구가 새로 낸 건 아홉 개였어요.
    엉뚱한 줄을 범인으로 의심하느라 진짜 원인은 한참 뒤에 봤어요.

    짜증이 나기 전에 좀 무서웠어요

    솔직히 짜증보다 먼저 든 건 작은 불안이었어요.
    이걸 그냥 머지했으면 어쩔 뻔했나 싶은.
    호출처만 보면 멀쩡해 보이거든요.
    변경 라인 수도 그럴듯하고, diff도 깔끔하고, 색깔도 알록달록 잘 들어와 있고요.
    빌드를 안 돌렸으면 "오, 잘했네" 하고 넘어갈 뻔한 모양새였어요.
    화면만 봐선 흠잡을 데가 없었어요.

    웃긴 건, 도구가 일을 아예 안 한 게 아니라는 거예요.
    부르는 쪽은 새 인자에 맞춰 싹 고쳐놨어요.
    거기까진 정확했어요.
    그런데 정작 그 인자를 받는 정의 본체엔 손도 안 댄 거죠.
    호출만 바꾸고 정의는 옛날 그대로 둔 거예요.
    그러니 컴파일러가 "이런 건 만든 적 없는데요?" 하고 멈춘 거고요.

    맞은 데가 있으니까 더 헷갈렸어요.
    다 틀렸으면 그냥 통째로 버렸을 텐데, 절반은 멀쩡하니까 어디서부터 의심해야 할지 손이 안 잡히더라고요.
    멀쩡한 코드랑 깨진 코드가 같은 파일에 섞여 있으니까, 눈이 자꾸 멀쩡한 데서 미끄러지고.
    반쯤 포기하고 빨간 줄을 하나씩 손으로 메우기 시작했죠.
    정의를 새로 쓰고, 본체를 채우고, 한 번에 한 줄씩.

    그런데 다음 묶음에서 도구를 바꿔봤어요

    남은 작업이 비슷한 게 또 한 묶음 있었어요.
    손으로 다 메우긴 양이 많고, 그래서 이번엔 다른 도구한테 똑같은 종류로 시켰어요.
    큰 기대는 없었고요.
    어차피 둘 다 'AI 코딩 도구'잖아요.
    거기서 거기겠지.
    솔직히 또 빨간 줄 메울 각오를 하고 빌드를 눌렀어요.

    에러 0.

    손이 잠깐 멈췄어요.
    다시 빌드를 눌러봤어요.
    그래도 0.
    여덟 군데를 바꿔야 했는데 정의도 만들고, 메서드도 채우고, 부르는 데까지 같이 닫아놨어요.
    새로 붙인 테스트 하나가 처음엔 빨갰는데, 들여다보니 그건 도구 잘못이 아니라 내가 기댓값을 옛날 거로 적어둔 거였어요.
    그 줄 고치니까 초록.

    같은 종류의 일을, 같은 코드베이스에서, 프롬프트도 거의 똑같이 줬는데 한쪽은 손으로 아홉 개를 메웠고 한쪽은 빌드 한 방에 끝났어요.
    바뀐 건 도구 이름 하나뿐이었어요.
    모니터를 한참 봤어요.
    'AI가 잘하네/못하네'로 묶어서 생각하던 게 통째로 무너지는 기분이라.
    같은 'AI'라는 말 안에 이렇게 다른 두 개가 들어 있는데, 나는 그걸 한 덩어리로 부르고 있었던 거예요.
    잘한 도구를 칭찬하고 싶은 마음도 아니고, 못한 도구를 욕하고 싶은 마음도 아니고, 그냥 내가 뭘 모르고 있었구나 하는 게 먼저 왔어요.

    그래서 둘을 한 줄로 갈라놨어요

    그날 메모장에 규칙 비슷한 걸 적었어요.
    거창한 건 아니고요.
    여러 파일 걸쳐서 시그니처 맞춰야 하는, 일관성이 생명인 일은 이쪽 도구.
    단일 파일에서 확신 있게 빠르게 쳐내는 일은 저쪽 도구.

    근데 적어놓고도 이게 진짜인지 한 번 더 의심했어요.
    표본 두 번 가지고 도구를 줄 세운 거잖아요.
    다음 날 같은 종류를 일부러 첫 번째 도구한테 또 줘봤어요.
    이번엔 정의까지 잘 닫아오더라고요.
    그래서 '못 하는 도구'는 아니었던 거예요.
    어제 그건 그냥 운이 나빴던 건지, 아니면 내가 프롬프트를 애매하게 준 건지.
    거기까진 아직 모르겠어요.

    어제도 한 번 잘못 보냈다가 빨간 줄을 또 봤어요.
    그때 로그를 또 위에서부터 내리는데, 똑같은 문장이 또 줄줄이 같은 자리에 박혀 있는 거예요.
    같은 말, 같은 말, 같은 말.
    마우스 휠을 굴리는 손이 어느 순간 멍하니 그냥 내려가고 있었어요, 읽지도 않고.
    메모장 규칙을 띄워놓고도 이번 작업이 '일관성' 칸인지 '빠르게' 칸인지, 화면 앞에서 커서만 깜빡이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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