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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자동완성까지 다 끄고, 손으로만 코드를 짜봤어요AI Agent 2026. 7. 3. 21:00728x90반응형

손으로만 짠 주말 토요일 오후 두 시쯤, 평소 켜두던 걸 전부 껐어요.
채팅창도, 옆에서 회색으로 미리 띄워주던 자동완성도.
평소엔 두세 글자 치면 한 줄을 통째로 흐릿하게 밀어주는데, 그게 없으니까 커서가 그냥 깜빡이기만 하더라고요.
처음 5분은 솔직히 좀 웃겼어요.
빈 화면을 보면서 "어, 그래서 다음 줄 뭐였더라" 하고 있는 제가요.
창밖은 아직 환했고, 책상엔 식다 만 커피가 한 잔 있었어요.
오늘은 좀 천천히 해보자, 그 정도 가벼운 마음이었어요.손가락이 먼저 멈췄어요
별것도 아닌 함수 하나였어요.
리스트 받아서 조건 맞는 것만 거르고 정렬해서 돌려주는, 진짜 흔한 거.처음엔 거르는 부분이 문제인 줄 알았어요.
조건을 두 개 겹쳐 쓰는데 괄호를 어디다 묶어야 하나 잠깐 손이 멎더라고요.
그건 한 번 소리 내서 "이건 그리고, 이건 또는" 하고 읽으니까 풀렸어요.
아, 별거 아니네 싶었죠.진짜로 막힌 건 그다음, 정렬 비교 함수였어요.
큰 거 먼저인지 작은 거 먼저인지, 빼는 순서를 자꾸 헷갈리는 거예요.
a에서 b를 빼는 건지 b에서 a를 빼는 건지, 두 줄을 번갈아 써보는데 머릿속에선 둘 다 맞는 것 같고 둘 다 틀린 것 같고.
평소엔 이걸 한 번도 외운 적이 없었거든요.
그냥 흐릿한 회색이 떠주면 "어 맞네" 하고 탭 한 번 눌렀으니까.
그게 제 머릿속에 있었던 게 아니라 손끝 습관에만 있었다는 걸, 회색이 사라지고 나서야 알았어요.결국 작은 숫자 네 개를 손으로 적어놓고, 화살표를 그려가면서 맞췄어요.
종이도 아니고 그냥 주석 줄에다가요.
3, 1, 4, 2를 나란히 써놓고 이게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눈으로 따라갔어요.
다 짠 함수는 일고여덟 줄이었는데, 거기까지 25분쯤 걸렸어요.
평소 같으면 2~3분이요.느린데 이상하게 조용했어요
웃긴 건, 그 25분이 짜증나기만 한 게 아니었다는 거예요.
평소엔 회색 제안이 뜨면 그게 맞나 아닌가를 0.5초 안에 판단하느라, 사실 계속 뭔가를 검사하고 있었어요.
미세하게요.
화면 한쪽으로는 코드를 쓰면서 다른 한쪽으로는 떠오른 제안을 흘깃거리는, 그 두 갈래가 동시에 돌아갔던 거죠.
그게 없으니까 머리가 한 군데에만 머물러 있더라고요.변수 이름 하나를 두 번 바꿨어요.
처음에 쓴 이름이 어쩐지 입에 안 붙어서, 한참 쳐다보다가 지우고 다른 걸 넣었거든요.
두 번째 게 더 마음에 들었어요.
누가 추천해준 게 아니라 그냥 제가 더 좋아서 고른 거였는데, 그 감각이 오랜만이었어요.
좋다 나쁘다를 제가 직접 느껴서 고른 게요.중간에 한 번은 손이 자동으로 채팅창을 켜려고 단축키를 눌렀어요.
왼손이 먼저 움직였더라고요.
꺼놨으니까 아무 일도 안 일어났는데, 그 빈손이 좀 멋쩍었어요.
하루에 이걸 몇 번이나 눌렀던 걸까, 싶고요.그래서 좋았냐면, 그건 또 아니에요
세 시간쯤 그러고 나니까, 솔직히 좀 지쳤어요.
평소 한나절이면 끝낼 양을 반의반도 못 했거든요.
머리는 맑은데 결과물은 적은, 그 어긋난 느낌이 영 익숙해지질 않더라고요.
한 줄 한 줄은 또렷한데 전체를 보면 자꾸 모자란 거예요.
다섯 시 넘어가니까 창밖도 슬슬 누레지고, 결국 자동완성을 다시 켰어요.
켜는 순간 회색이 또 한 줄을 밀어줬고, 저는 별생각 없이 탭을 눌렀어요.
거의 반사적으로요.그게 좀 이상했어요.
세 시간을 애써서 되찾은 그 감각이, 탭 한 번에 도로 들어가는 게.
손끝으로 다시 옮겨가는 데 1초도 안 걸리더라고요.
아까 종이에 화살표 그리던 그 손이랑 같은 손인데.
다시 끌까 하다가 안 껐어요.
왜 안 껐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다음 함수는 빨리 끝내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고.728x90반응형'AI Agent'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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