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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표에서 칸 하나만 안 줄어들었습니다AI Agent 2026. 8. 2. 21:00728x90반응형

아무리 해도 안 줄어드는 한 칸을 담은 이미지입니다. 그날 오후, 다음 묶음 작업 일정표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칸을 하나씩 채우는데, 적는 족족 숫자가 줄었습니다.
원래 같으면 "사나흘"이라고 적었을 칸에 "반나절"을 적고, "한 주"라고 적었을 칸엔 "하루"를 적었습니다.
코드 쪽 작업을 AI 여러 대한테 병렬로 풀어 던지기 시작한 뒤로, 며칠 걸리던 게 몇 시간으로 접혔거든요.
솔직히 좀 신이 났습니다.
일정표 전체가 쪼그라드는 게 눈에 보였으니까요.그런데 칸 하나가 안 줄었습니다.
다른 칸은 "며칠"이 "몇 시간"으로 접혔는데, 이 칸만 아무리 들여다봐도 "약 7일"에서 한 칸도 안 내려갔어요.
그 칸 이름 옆에는 "실제 요청 7일치 비교"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코드를 더 빨리 쓰는 문제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야만 쌓이는 표본을 기다리는 일이었어요.
결국 그 칸 하나 때문에, 저는 일정 잡는 순서를 통째로 바꾸게 됐습니다.잘게 썰어봐도 그 칸은 그대로였습니다
처음엔 제가 게으르게 잡은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 칸도 다른 칸처럼 잘게 쪼개봤어요.
일을 더 작은 조각으로 나누면, 그 조각들을 또 병렬로 돌려서 시간을 접을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다른 칸들은 다 그렇게 줄였으니까요.근데 이 칸은 쪼개도 안 줄었습니다.
작업의 정체는 이랬어요.
옛 경로로 실제로 들어오는 요청을, 똑같이 새 경로에도 흘려보내고, 두 쪽 응답이 어긋나는 데가 없는지 일주일치를 쌓아서 맞춰보는 단계였습니다.
핵심은 그 "일주일치"였어요.
하루치만 봐선 안심이 안 됐고, 약 7일은 쌓여야 그제야 "어긋나는 데 없네" 소리가 나왔거든요.
실제로 사흘째 새벽에야 백 건 중 두어 건이 어긋난 걸 봤는데, 자정 넘어 들어온 요청에서만 그랬어요.
낮 시간에 들어온 트래픽을 아무리 다시 돌려봐도 그 두어 건은 안 나왔고요.
하루치만 보고 멈췄으면 그냥 "깨끗하네" 하고 넘어갔을 겁니다.
그런데 들어오는 요청이라는 게 제가 만드는 게 아니라 바깥에서 시간 따라 들어오는 거라, 하루치를 보려면 진짜로 하루를, 7일치를 보려면 진짜로 7일을 기다려야 했습니다.그래서 별짓을 다 해봤습니다.
가짜 요청을 잔뜩 만들어서 미리 밀어 넣어볼까 했어요.
근데 그건 진짜로 들어온 요청이 아니라서, 거기서 안 어긋난다고 새 경로가 안전하다는 보장이 안 됐습니다.
실제 트래픽에만 있는 이상한 모서리들이, 정작 제가 보고 싶었던 거였으니까요.
7일치를 하루에 몰아서 보는 방법은,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없었습니다.그다음엔 거꾸로 생각해봤습니다.
그럼 일손을 더 붙이면 되지 않나.
다른 칸들은 AI를 많이 붙일수록 빨리 끝났으니까요.
근데 이 칸은 열 대를 붙이든 한 대를 붙이든 똑같이 7일이었습니다.
하루치 요청이 쌓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지켜보는 사람이 몇이든 그대로니까요.
그제야 등이 좀 서늘했습니다.
일손을 갈아 넣어서 푸는 문제가 아니었어요.
옆 칸엔 죄다 "몇 시간"이 적혔는데 그 칸에만 "약 7일"이라고 적힌 글씨를, 한참을 그냥 쳐다봤습니다.근데 AI가 빨라지게 해준 게 정확히 뭐였을까요
그 칸을 한참 노려보다가, 한 가지가 딱 보였습니다.
그때까지 제가 접은 칸들은 전부 "제가 만들어 내는 것"이었어요.
코드를 쓰고 문서를 고치는 일.
이런 건 사람이 손으로 만드는 거라, 손이 여러 개면, 그러니까 AI 여러 대가 동시에 붙으면 그만큼 빨리 나옵니다.근데 안 줄던 그 칸은, 제가 만들어 내는 게 아니었습니다.
바깥에서 시간 따라 쌓이는 걸 기다리는 일이었어요.
트래픽이 7일 쌓이는 것도 그렇고, 누가 급하게 못 내리는 결정을 며칠 묵히는 것도 그렇습니다.
시간이 지나줘야만 되는 일들요.
이런 건 손이 백 개라도 안 빨라집니다.
기다리는 일에는 병렬이라는 개념 자체가 안 붙거든요.
AI 가속이라는 게, 알고 보니 사람이 손으로 만들어 내는 칸에만 걸리는 물건이었습니다.
시간이 통째로 박혀 있는 칸 앞에선 아무 일도 안 일어났고요.그러니까 제가 일정표에서 줄일 수 있었던 건, 결국 제가 손으로 만들어 내는 부분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표 전체를 한 덩어리로 보고, 그 칸까지 똑같이 줄이려 들었던 거예요.이걸 모르고 일정표를 적으면 어떻게 되냐면, 그 칸까지 다른 칸처럼 "어차피 AI가 하니까 빨라지겠지" 하고 줄여 적습니다.
그러면 일정표 전체가 실제보다 짧아 보입니다.
"다 AI가 하니까 다 빨라진다"는 게 착시인 이유가 여기 있었어요.
빨라지는 건 제가 만드는 칸들뿐인데, 안 빨라지는 칸까지 같이 줄여버리니까요.
(사실 이건 진작 알았어야 했는데 말이죠.)이제는 안 줄어드는 칸부터 색칠합니다
그래서 일정 잡는 순서를 바꿨습니다.
이제는 일정표를 그리기 전에, "이 칸이 내가 만드는 일인가, 바깥에서 쌓이길 기다리는 일인가"부터 묻습니다.
기다리는 칸이면 형광펜으로 먼저 색칠해서, 압축 후보에서 아예 빼놓습니다.
그 칸은 AI를 몇 대 붙이든 그대로 며칠이니까, 거기에 맞춰서 나머지를 배치합니다.물론 제가 이런 종류의 일만 많이 해봐서, 기다림의 성격이 다른 데선 또 다르게 갈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색칠하고 시작하는 그 한 번이, 적어도 일정표를 실제보다 짧게 적는 건 막아줬습니다.근데 이렇게 규칙까지 만들어 놨는데도, 다음 일정표를 적을 땐 또 그 칸을 보면서 "이번엔 좀 줄지 않을까" 하고 손이 먼저 줄여 적고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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