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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같은 걸 두 번 물었는데, 답이 달랐어요
    AI Agent 2026. 7. 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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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보드에 올린 손과 흐릿한 창 사진
    같은 걸 두 번 물었는데, 답이 달랐어요

    두 번 물어본 건 의심해서가 아니었어요.
    그냥 답을 어디다 붙여넣다가 창을 잘못 닫았고, 같은 걸 다시 시켰을 뿐이거든요.
    한 시간 전에 받았던 거랑 같은 입력, 같은 한 줄.
    그런데 돌아온 답이 달랐어요.
    처음엔 "이건 그대로 두는 게 맞다"였고, 두 번째는 "이건 지금 손봐야 한다"였어요.
    같은 질문에 정반대를 말한 거예요.

    처음엔 내가 뭔가 다르게 쳤나 싶었어요.
    그래서 두 입력을 나란히 띄워놓고 글자를 하나씩 짚어봤거든요.
    토씨 하나 안 달랐어요.

    세 번째로 물어봤더니, 또 다른 말을 했어요

    확인하려고 한 번 더 시켰어요.
    이번엔 둘 중 하나로 떨어지겠지 했는데, 세 번째는 "둘 다 가능하고 상황에 달렸다"는 식의 어중간한 답이었어요.
    정리하면 한 입력에 답이 세 갈래가 난 거예요.
    둘은 정반대고, 하나는 가운데.

    이 무렵부터 좀 화가 났어요.
    화가 났다기보다, 발밑이 살짝 꺼지는 느낌이었어요.
    사람한테 같은 걸 세 번 물으면 보통 "아까 말했잖아요" 하면서 같은 답을 하거든요.
    근데 이건 매번 처음 듣는 질문처럼 새 답을 냈어요.
    그게 나쁜 답들도 아니었어요.
    셋 다 그럴듯했어요.
    그래서 더 곤란했어요.
    틀린 답이면 버리면 되는데, 셋 다 말이 되니까 뭘 믿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같은 답을 다시 받으려고 30분을 썼어요

    처음 받았던 "그대로 두라"는 답이 마음에 들었거든요.
    그래서 그 답을 한 번 더 받아내려고 했어요.
    창을 새로 열고, 똑같이 치고, 기다리고.
    여섯 번쯤 돌렸나.
    그 여섯 번 중에 처음 그 답이랑 똑같이 나온 건 두 번이었어요.
    손본다 쪽이 세 번, 상황에 달렸다는 답이 한 번.
    나머지는 어조가 다르거나, 조건을 하나 더 붙였습니다.

    30분쯤 그러고 있다가 멈췄어요.
    내가 지금 답을 구하는 게 아니라, 마음에 드는 답이 나올 때까지 주사위를 굴리고 있다는 걸 알았거든요.
    그건 검증이 아니라 도박이잖아요.

    그래서 두 답을 다 적어뒀어요

    결국 어떻게 했냐면, 정반대인 두 답을 둘 다 노트에 옮겨 적었어요.
    "A안: 그대로 둔다 / B안: 손본다" 이렇게요.
    그리고 어느 쪽이 맞는지는 내가 직접 따져서 골랐어요.
    결과만 보면, AI한테 물어보기 전이랑 똑같아진 거예요.
    내가 판단해야 하는 자리는 그대로 내 자리였어요.
    AI는 선택지를 두 개로 늘려줬을 뿐이고요.

    웃긴 건, 그게 꼭 손해는 아니었다는 거예요.
    처음 답 하나만 받았으면 "그대로 두라"는 말만 믿고 넘어갔을 텐데, 정반대 답을 같이 보니까 오히려 내가 빠뜨린 경우를 한 번 더 짚게 됐거든요.
    두 번 다르게 말해준 덕에, 한쪽으로 안 쏠린 셈이에요.

    아직 모르겠는 건

    그래도 끝까지 모르겠는 게 하나 있어요.
    이 AI는 둘 중 뭘 진짜로 "믿고" 있는 걸까.
    아니면 애초에 믿는 거라는 게 없는 걸까.
    같은 입력에 매번 다른 답을 낸다는 건, 어쩌면 셋 다 그냥 그 순간에 그럴듯한 문장이었을 뿐, 그 안에 무슨 생각 같은 건 없었다는 뜻일지도 몰라요.

    근데 그러면 처음 받았던 그 답은 뭐였나 싶고.
    그게 제일 자신 있게 "그대로 두라"고 했었거든요.
    그 자신감은 어디서 왔던 건지, 그건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노트엔 두 답이 나란히 적혀 있고, 나는 여전히 A안이 더 끌리는데, 왜 끌리는지를 설명하라면 못 하겠어요.
    그냥 처음 들은 답이라 그런 걸 수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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