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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을 너무 잘 지킨 나머지, 나흘 만에 제가 그걸 두 번 풀었어요AI Agent 2026. 6. 22. 08:55728x90반응형

지난 목요일 저녁 7시 48분, 저는 문서 하나의
status를review에서done으로 한 글자 바꾸려다 손을 멈췄어요. 단어 하나 고치는 일인데, 제가 직접 만든 규칙이 그걸 막고 있었거든요.이 글은 "AI한테 시킬 규칙은 한 번에 완벽하게 세우면 안 된다"는 걸, 나흘 만에 제 손으로 증명한 기록이에요. 규칙을 너무 잘 지켜서 오히려 빨리 들통난 이야기.
덮어쓰기가 무서워서 만든 규칙
발단은 AI가 제 문서를 자꾸 덮어쓴 거였어요.
분명 어제 적어둔 결정인데, 오늘 다시 시키면 같은 파일을 깔끔하게 갈아엎고 새 내용으로 채워놨더라고요. 결과물은 멀쩡한데, 어제의 내가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가 사라져요. 쇼핑몰에서 주문 내역이 "최신 상태"로만 보이고 예전 배송지·취소 이력은 싹 지워지는 느낌이랄까. 지금이 맞아도 과거를 못 보면 불안하잖아요.
그래서 좀 거창한 규칙을 세웠어요. 한 번이라도 커밋된 문서는 절대 수정하지 않는다. 바꿀 게 있으면 같은 식별자(
linkid)를 단 새 문서를 만들고,supersedes에 이전 문서 경로를 적어서 이력으로 쌓는다. 과거 문서는 손대지 않는다.문서가 80줄이었어요. "하지 말아야 할 것" 목록까지 따로 박았죠. 그중 한 줄이 이거였어요. 커밋된 문서의
status만 조용히 수정하기. 그 한 줄이 나중에 제 발목을 잡을 줄은 몰랐어요.너무 잘 지켜서 들킨 거예요
문제는 AI가 이 규칙을 정말 한 치도 안 어겼다는 거예요.
status를done으로 바꾸고 싶다? 새 파일 만들어요.supersedes적고, 같은linkid재사용하고, 최신 스냅샷 다시 옮겨 적고. 완료 처리 하나 하려고 멀쩡한 문서 옆에 똑같이 생긴 후속 문서가 한 장 더 생겨요. 내용은 똑같고 글자 하나만 다른 문서가요.이게 사람이었으면 "에이, 이건 그냥 상태만 바꾸면 되잖아요" 하고 융통성을 부렸을 거예요. 근데 AI는 안 그래요. 제가 "절대"라고 적었으니 정말 절대로 안 고치고, 매번 새 문서를 찍어냈어요. 규칙의 비현실성이 흐릿하게 묻히지 않고, 오히려 또렷하게 드러난 거죠.
나흘째 되던 날 아침, 완료된 피드백 여러 건을 정리하다가 깨달았어요. 추적은 분명 좋아졌는데, 그 대가로 마찰이 너무 컸어요. 상태 한 번 바꿀 때마다 사본이 쌓이고, "지금 유효한 게 뭐냐"를 또 계산해야 하고. 좋자고 만든 규칙이 일을 더 만들고 있었어요.
풀었어요. 두 번.
목요일 오전 10시 50분에 한 번 풀었어요.
status변경하고, 완료된 문서를 보관함으로 옮기는 것 정도는 커밋된 문서에 직접 해도 된다 — 이건 이력을 훼손하는 게 아니라 그냥 운영성 변경이니까. "하지 말아야 할 것" 목록에서 status만 조용히 수정하기 그 줄을 지웠어요. 나흘 전에 그렇게 단단히 박아둔 줄을요.그리고 12분 뒤, 그 풀린 규칙으로 밀린 문서 여섯 건을 한꺼번에 정리했어요. 새 정책으로 처음 일을 해보니 막혔던 게 쑥 빠지더라고요. 같은 날, 같은 오전에 두 번. 규칙을 만든 게 나흘 전, 두 번째로 푼 게 그날 오전. 좀 민망했어요(솔직히 이렇게 빨리 풀 거면 처음부터 좀 약하게 걸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근데 후회는 안 해요
여기서 제가 배운 건, 처음부터 적당히 걸었어야 했다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반대.
만약 처음부터 "음… 상태 변경은 직접 해도 되고, 본문은 새 문서로 하고…" 이렇게 절충안으로 시작했으면, 진짜 마찰이 어디서 나는지 영영 몰랐을 거예요. 과하게 잠갔으니까 마찰이 또렷하게 보였고, 또렷하게 보였으니까 정확히 그 지점만 풀 수 있었어요. 본문 불변은 그대로 두고, 운영성 변경만 딱 열었거든요.
좋은 규칙은 한 번에 세워지는 게 아니더라고요. 도입하고, 마찰을 맞고, 풀고. 그 사이클을 돌면서 수렴해요. 그리고 AI랑 일할 때는 이 사이클이 훨씬 빨라져요. 사람은 규칙을 적당히 어기면서 비현실성을 가려주는데, AI는 그걸 100% 지켜버려서 며칠 만에 진실을 들이밀거든요. 과하게 잠그고 빠르게 푸는 게, 이쪽 세계에선 정상인 것 같아요.
지금 그 정책 문서엔 "하지 말아야 할 것" 줄 하나가 비어 있어요. 지운 자리가 그대로 남아 있고, 저는 아직 그 자리에 뭘 다시 채워 넣지 않았어요. 다음에 또 어디가 너무 빡빡한지 들키면, 그때 가서 한 줄 더 지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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